나와 거북 2 ................문태준
시간이여,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사람에게 마른 데를 보여다오
아무도 없는 텅 빈집에 내가 막 들어섰을 때 나의
거북이 작은 몽돌 위에 올라 앉아 사방으로 다리를
벌리고 몸을 말리듯이
저 마른 빛이 거북의 모든 소유(所有)이듯이
걸레처럼 축축하게 밀고 가는 시간이여,
마른 배를 보여다오
* 출처 :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2008.11~12)
겨울이 오기 전에
가을이여,
상처로 젖은 마음들
오해로 젖은 마음들
그리움에 젖은 마음들
노여움에 젖은 마음들을 말려다오
저 마른 빛이 우리 모두의 소유이듯이
이제 겨울이 와
그 마음들이 꽁꽁 얼어붙기 전에,
詩하늘 드림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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