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하늘 시편지

[문태준] 나와 거북 2

行雲300 2009. 7. 25. 11:25

 

 

 

나와 거북 2 ................문태준

 

 

 

시간이여,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사람에게 마른 데를 보여다오

 

아무도 없는 텅 빈집에 내가 막 들어섰을 때 나의

거북이 작은 몽돌 위에 올라 앉아 사방으로 다리를

벌리고 몸을 말리듯이

저 마른 빛이 거북의 모든 소유(所有)이듯이

 

걸레처럼 축축하게 밀고 가는 시간이여,

마른 배를 보여다오

 

 

* 출처 :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2008.11~12)

 


 

                 겨울이 오기 전에

              가을이여,

 

              상처로 젖은 마음들

              오해로 젖은  마음들

              그리움에 젖은 마음들

              노여움에 젖은 마음들을 말려다오

              저 마른 빛이 우리 모두의 소유이듯이

 

              이제 겨울이 와

              그 마음들이 꽁꽁 얼어붙기 전에,

 

 

 

               詩하늘 드림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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