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기행문, 기타 37

맷돌 손잡이를 아십니까

맷돌 손잡이를 아십니까 맷돌을 돌릴 때 꼭 필요한 것이 맷돌의 손잡이입니다. 이 맷돌의 손잡이를 '맷손'이라고 부릅니다. 이 '맷손'이라는 말은 [민족문화대백과사전]이나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 등 대부분의 정통사전에 정식으로 등재되어 있는 말이며, 실제로도 사용하고 있는 말입니다.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맷돌의 얼개에 대해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습니다. "맷돌은 돌로 아래짝 위짝을 같은 크기로 만들고, 아래짝에는 한가운데에 수쇠, 위짝에는 암쇠를 끼워 매를 돌릴 때 벗어나지 않게 한다. 그리고 위짝에는 매를 돌리는 맷손을 박는 홈과 곡식을 넣는 구멍을 낸다." 여기는 맷돌의 손잡이를 '맷손'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 ‘맷손’이라는 말은 국어사전에도 등재되어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

어처구니, 확률적으로 따져 봐도

어처구니, 확률적으로 따져 봐도 어처구니나 어이가 맷돌 손잡이라느니 궁궐의 잡상이라는 얼토당토않은 가짜 정보가 인터넷을 중심으로 서서히 퍼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이 가짜 정보를 아무런 점검 없이 받아적은 영화 [베테랑]과 수종의 창작 동화, 일부 초등학생용 학습 백과사전, 신문 방송 등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일단 문헌적 근거를 대략 살펴 보아도 어처구니나 어이가 맷돌의 손잡이나 궁궐의 잡상이 아니라는 점은 명명백백하다. 거의 모든 정통 국어 사전이나 관련 백과사전에는 어처구니나 어이를 맷돌 손잡이나 궁궐의 잡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이라고 풀이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맷돌 손잡이에 대해서는 '맷손'이라는 단어가 엄연히 등재되어 있고, 궁궐의 잡상 역시 '..

어처구니와 지록위마(指鹿爲馬)

어처구니와 지록위마(指鹿爲馬)/ 강승남 진(秦)나라 2세 황제 호해(胡亥) 때 권력은 환관인 조고(趙高)가 쥐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의 권력을 시험해 보고 싶어서 사슴 한 마리를 황제에게 바치면서 사슴을 말이라고 했다. 호해가 사슴 아니냐며 신하들에게 물었지만, 조고가 무서웠던 신하들은 모두 말이라고 했다. 권력이 무서워 사슴을 말이라고 우겨도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못했던 이 이야기에서 나온 고사성어가 지록위마(指鹿爲馬)다. 그런데 이 비슷한 이야기가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요즘 인터넷을 중심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어처구니와 어이 이야기다. 어처구니나 어이는 사전적으로는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물건으로 풀이되어 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이 어처구니나 어이가 맷돌의 손잡..

어이,어처구니는 맷돌과 무관ㅡYTN

출처 : YTN | 네이버 뉴스 http://naver.me/GulB70Ji # 배우 유아인 씨의 이 장면을 보면 바로 떠오를 텐데요. "어이가 없네~" 바로 이거죠. ​ 여기서 '어이'는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을 뜻하는데요. ​ 비슷한 말인 '어처구니'와 같이 '-없다'와 만나서 '터무니없을 만큼 뜻밖이어서 기가 막히다'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 그런데 영화 때문인지 '어이'를 맷돌 손잡이로 아는 분도 많으신데요. ​ '어이'와 '어처구니'가 맷돌 손잡이라는 설이 있기도 하지만, 국어사전에는 그런 뜻이 없고요. ​ 저희 제작진이 국립국어원에 문의한 결과, '맷돌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타당한 근거가 없다' 라는 답변을 얻었습니다. ​

대중 매체, 어처구니가 없네

대중 매체, 어처구니가 없네/ 강승남 현대 사회에서 대중 매체의 영향은 매우 크다. 그래서 대중 매체에는 그 영향력에 상응하는 책임이 요구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중 매체는 이러한 책임보다는 시청률, 판매 부수와 같은, 자기네들이 얻을 이익에 더 관심이 많다. 사실이 아니더라도, 시청자나 독자들에게 지식의 왜곡과 혼란을 주더라도 일단 시청자, 관객, 독자들을 솔깃하게 해서 시청률을 올리고 관객을 늘리고 판매 부수만 올리면 된다는 배짱이다. 오늘 우리 사회는 이와같은 대중 매체의 상업주의, 한탕주의로 적지 않은 지적 혼란을 겪고 있는데, 그중 특히 국어의 오용에 관한 것만 모아본다. 1-1. 어처구니(어이)는 맷돌 손잡이가 아니다 '맷돌 손잡이 알아요? 맷돌 손잡이를 '어이'라고 해요 '어이' 맷돌에 뭘 ..

어처구니 신부님

어처구니 신부님 어머니가 행상을 하는 가난한 가정 10남매 중 아홉째로 태어난 그가 그 어려운 의과대학에 입학했을 땐 어머니는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그러나 의사가 된 그는 번듯한 의사 생활을 마다하고 다시 신학대학에 입학했다 그리고 신부가 된 그가 찾아간 곳은 아프리카의 수단의 남부 톤즈 아프리카에서도 정말 낙후된 오지 오랜 내전으로 황폐화된 그곳 병원조차 없는 그곳에서 그는 콜레라와 말라리아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보살폈으며 나병환자들을 찾아다니며 인술을 펼쳤다 또한 흙담과 짚으로 병원을 세우고 학교를 만들어 아이들을 가르치며 브라스밴드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직접 음악의 기쁨을 알게 해 주었다 그렇게 톤즈의 가난한 아이들과 함께 웃으며 나병환자들과 함께 울며 톤즈의 의사로, 신부로, 학교의 ..

베테랑, 어이가 없네

베테랑, 어이가 없네 맷돌 손잡이 알아요? 맷돌 손잡이를 '어이'라고 해요 '어이' 맷돌에 뭘 갈려고 하는데 손잡이가 빠졌네? 이런 상황을 '어이가 없다' 그래요. 황당하잖아 아무것도 아무일도 아닌 손잡이 때문에 해야하는 일을 못 하니까 지금 내 기분이 그래 '어이가 없네' 영화 '베테랑'의 이 대사를 무려 1,300만 명이 열광하며 따라했다 그런 와중에 몇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사전에도 고문헌에도 그런 말은 없던데 갸우뚱했다 그러자 감독이 이렇게 말했다 사실 맷돌 손잡이는 어이가 아니고 어처구니라고 해야 되는데 재벌 2세가 어이라고 하면 어이가 되는 세상을 풍자하고 싶었다 이 감독의 해명 아닌 해명을 영화 전문 기자들도 다른 영화 감독들도 영화 잡지에서 방송에서 받아 쓰며 감독의 풍자라고 치켜세웠다..

짝퉁론/ 슬픈 어처구니

짝퉁론/ 슬픈 어처구니 진짜들은 대체로 재미가 없다. 따분하고 관심을 끌기도 어렵다. 그러나 가짜는 대개 매력이 있다. 매력이 있어야만 살아남기 때문이다. 맷돌의 손잡이가 어처구니(어이)인데 또는 궁궐 잡상이 어처구니인데 있어야 할 이게 없는 데서 어처구니(어이)없다는 말이 생겼다 라고 하면 솔깃하지 않은가? 이 말을 듣게 되면 누구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써먹고 싶을 것이다. 솔깃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를 퍼나르기 시작했다. 어처구니를 아십니까? 어처구니 이야기, 맷돌의 어이 등등 심지어 신문 방송, 영화, 문학 작품에까지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매력있는 가짜 덕분에 신문 방송은 시청률이 오르고 동화 책은 판매 부수가 늘어나고 영화도 관객이 늘어났겠지만 그러나 이는 ..

세렌디피티- 코로나 시대의 사랑

세렌디피티-코로나 시대의 사랑/ 강승남 2020년의 크리스마스는 우울하다.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가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우리 나라도 12월 들어서 3차 대유행이 시작,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자의반 타의반 감금 생활을 하고 있다. 교회도 대면 예배가 금지되고 각종 모임도 취소되고 산타 할아버지마저 코로나로 인해 올 수 없게 된 유례없는 '춘래불사춘'의 크리스마스. 그래서 답답함도 풀 겸, 우리 집에서는 요즘 '방콕 영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위기는 기회라고, 그동안 미루어 왔던 영화들을 이 기회에 매일 한 편씩 보기로 하자. 그래서 제일 먼저 생각난 영화가 '세렌디피티'였다. 내가 이 영화를 보고 싶었던 것은 재미있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세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