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모음

겨울나무

行雲300 2007. 1. 5. 22:05
겨울나무 /강승남


나무는
겨울나무만이 나무다

꽃 피던 시절도 지나고
푸르던 잎마저도 떨어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빈 가지로
차가운 겨울바람 앞에 서 있을 수 있는 나무만이
진정으로 나무다

세속의 부귀 영화 사랑마저 다 벗어버리고
기나긴 고행의 끝
마침내 해탈한 성자처럼

제가 가진 모든 것 다 내려놓고서
이제야 본래의 모습을 찾은 저 겨울나무들

하늘은
그런 겨울나무들 위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을 내려주신다


2007. 1. 1. 行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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