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절
나무는 이제
완연한 가을 빛이다
여름 내내 뜨겁게 지켜 온
푸른 서슬 잃어버리고
*하룻밤 서릿김에
온통 노오랗게 물이 들었다
세상에,
변절이 저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다니!
가을 빛으로 물든 거리가
차라리 눈이 부신데
한숨 같은 바람에 떨어지는
은행잎 하나
나도 이젠
나를 배반해도 되겠다
오랜 그리움 마저 내려놓고
파아란 가을 하늘 아래
앙상한 가지로 서 있어도 좋겠다
============
*하룻밤 서릿김: 정철의 '사미인곡'에서
2006. 10. 28 行雲
나무는 이제
완연한 가을 빛이다
여름 내내 뜨겁게 지켜 온
푸른 서슬 잃어버리고
*하룻밤 서릿김에
온통 노오랗게 물이 들었다
세상에,
변절이 저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다니!
가을 빛으로 물든 거리가
차라리 눈이 부신데
한숨 같은 바람에 떨어지는
은행잎 하나
나도 이젠
나를 배반해도 되겠다
오랜 그리움 마저 내려놓고
파아란 가을 하늘 아래
앙상한 가지로 서 있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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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서릿김: 정철의 '사미인곡'에서
2006. 10. 28 行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