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집을 짓지 않는다

추석

行雲300 2006. 2. 25. 22:47
추석


벌써 여러 시간째
기어가는 고속 도로
코스모스도
부용화도 지친 귀향 길
도로 옆 논에는
수해 때 쓰러졌던 벼들
간신히 세워 놓아
안간힘으로 익어 가는데

늙으신 부모님 두고
고향 떠나온 죄
평생을 두고 닦아도
다 닦을 수 없어서
고행의 긴 행렬처럼
무릎 꿇고 기어서 가는
한가위 날
우리들의 머언 귀향 길



2002. 9. 21 行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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