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리
꼬질꼬질 때도 묻은 누비이불 아래
식을세라 밥 그릇 네 개
사이엔 눅진해진 호박엿
콩고물 묻혀 조물락조물락
저울로 단 듯 똑같이 나누어 주시던 할머니
설설 끓던 아랫목에
우리 네 남매
언 발 녹이며 나란히 누워 있으면
매서운 겨울바람조차 얼씬 못하던 그 자리
도란도란 밤은 깊어
보따리 장사 나가신 어머니 기다리노라면
어느 새 스르르 잠 먼저 들던 그 자리
설날 아침
할머니와 동생 묻혀 있는 산소에 오니
왈칵 그리워지는 그 아랫목
2004. 7. 16 行雲
꼬질꼬질 때도 묻은 누비이불 아래
식을세라 밥 그릇 네 개
사이엔 눅진해진 호박엿
콩고물 묻혀 조물락조물락
저울로 단 듯 똑같이 나누어 주시던 할머니
설설 끓던 아랫목에
우리 네 남매
언 발 녹이며 나란히 누워 있으면
매서운 겨울바람조차 얼씬 못하던 그 자리
도란도란 밤은 깊어
보따리 장사 나가신 어머니 기다리노라면
어느 새 스르르 잠 먼저 들던 그 자리
설날 아침
할머니와 동생 묻혀 있는 산소에 오니
왈칵 그리워지는 그 아랫목
2004. 7. 16 行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