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집을 짓지 않는다

땅끝에서

行雲300 2006. 2. 25. 22:43
땅끝에서


길이 멈추어 버린 곳
땅끝 벼랑 위에 서다

바람도 길 잃고 서성이는
저무는 겨울 바다
파도는 끊임없이 몰려와
벼랑에 울부짖다 떠나가는데

정작 찢어진 것은
끄떡없을 것 같던 벼랑
기나긴 세월 밤낮 없이
파도에 깎이고 멍이 들어

이 밤도 어둠 속
아들의 땅끝 지키시는
늙으신 어머니의 벼랑



2002.4.12 行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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