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여 년이 지나서
그가 광주를 찾아
유족과 영령들 앞에 무릎 꿇고 사과했다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진압군 지휘관이었던 그가
칠순의 노인이 되어 사과하러 온 것이다
사십여 년의 세월을 넘어선
사과와 용서와 화해의 자리,
그 무덤 앞이 눈부시게 환했다
그리고 그는 다른 지휘관들도
이제는 진실을 말해달라고 호소했다
영화 [증인]의 자폐아역 김향기는 말했다
변호인은 못 해도
증인은 할 수 있습니다
증인은 남을 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영화의 끝부분에서
변호인 역 정우성이 모든 것을 버리고
증인으로 나섰을 때
김향기의 참 향기롭던 대사,
아저씨는 좋은 사람입니다
섣부른 변호나 어설픈 변명이 아닌
진실한 증언만이
남과 세상을 도울 뿐 아니라
자신도 구원하게 되리라
아직도 망설이고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김향기가 다시 묻는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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