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모음

正刻

行雲300 2021. 5. 28. 01:39
正刻 / 강승남


고단하고 덧없는 하루가 끝나갈 때
그곳에
정각이 있다

정각에 이르러
우리는 남루한 지난 날을 반납하고
다시 새로운 하루를 지급 받는다

세상의 모든 끝에도
정각이 있다

슬픔뿐인 삶일지라도
아픔뿐인 사랑일지라도
마침내 정각을 지나고 나면

새 날이 된다
새 땅이 된다
새 사람이 된다
새롭게 일어서는 삶이 있다

힘들어 울고 있는 그대여
조금만 더 힘내어 정각으로 가자

그곳에서
갈아입을 깨끗한 새 옷과
따뜻한 밥상 차려놓고
종일 우리를 기다리는 사람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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