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구유의 노래/ 강승남
그 어리신 예수 눌 자리 없어
그 귀하신 몸이 구유에 있네
그 옛날 유년 시절
성탄절이면 자주 부르던 찬송
구유가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뜻도 모르면서 열심히 불렀었지만
수십 년 세월 지나
오늘 교회 유년부 아이들 부르는
성탄 축하 찬양 들으며
이제야 성탄의 깊은 뜻 새기네
변두리 여관집 텅 빈 외양간
낡고 초라한 말 구유
몇 마리 기르던 말들마저 이젠 없어져
아무 쓸모도 없이 잊혀져 가던 말구유
어느 추운 겨울날
만삭의 몸으로 머물 곳 없어
누추한 외양간에 찾아온 가난한 부부
그예 어여쁜 아기 낳아 구유에 뉘었네
튼튼한 말들 먹이고 싶었던 그 구유는
그 아기 누이고 얼마나 낯설었을까
그 아기 세상의 구주로 오신 예수님인 줄
그는 알기나 했을까 꿈에라도 알았을까
아기 예수 그렇게 오셨네
가장 낮은 곳 잊혀져 버린 그 가난한 마음에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찾아오셨네
말구유 같은 마음에 지금도 그렇게 오시네
오랜 세월 세상의 부귀영화 찾아다녔으나
예수님은 말구유에 찾아오시네
지나온 삶 돌아보면 말구유처럼 쓸쓸하지만
예수님은 그런 나를 찾아오시네
나 이제 주님 위한 말구유 되려네
가장 낮은 마음 정결한 구유되어
오늘 내게 찾아오신 아기 예수님 안고서
오랫동안 불러오던 이 찬송 불러 드리려네
그 어리신 예수 눌 자리 없어
그 귀하신 몸이 구유에 있네
저 하늘 별들도 반짝이는데
그 어리신 예수 꼴 위에 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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