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집을 짓지 않는다

시계

行雲300 2006. 2. 25. 22:00
시계


지금 몇 시입니까 물으니
11시 50분입니다 하고 답한다
시간의 눈금 하나 옮기려
여윈 초침이 흘린 피땀과 눈물은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깊은 밤
잠에서 깨어 시계를 보면
우리를 지켜보는 것은 저 푸른
분침과 시침의 형형한 눈이지만
우리를 깨운 것은
보이지 않는 어둠 속 끊임없는,
초침의 끊임없는 소리가 아니던가

지금 몇 십니까
밤 11시 59분 50촙니다
드디어 10초 남았군요
빠르게 주고받는 저 낮은 소리들!


2002. 8. 26 行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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