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하늘 시편지

[천양희]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

行雲300 2009. 7. 25. 11:20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


-천양희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 산 넘어버렸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 강 넘어버렸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 집까지 갔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걸 위해 다른 것 다 버렸지요.

그땐 슬픔도 힘이 되었지요.

그 시간은 저 혼자 가버렸지요.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었지요.



-시집 :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작가정신,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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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일이라

나를 말릴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뿐임을 알기 까지

우린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곤 하지요.

이젠 세월의 뒤란에서

회한의, 또는 기쁨의 결에 쌓이곤 하지요.

그래요,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습니다.

정말,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잘할 수 있을까, 조용히 물어 봅니다

대답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詩하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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