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
-천양희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 산 넘어버렸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 강 넘어버렸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 집까지 갔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걸 위해 다른 것 다 버렸지요.
그땐 슬픔도 힘이 되었지요.
그 시간은 저 혼자 가버렸지요.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었지요.
-시집 :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작가정신,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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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일이라
나를 말릴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뿐임을 알기 까지
우린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곤 하지요.
이젠 세월의 뒤란에서
회한의, 또는 기쁨의 결에 쌓이곤 하지요.
그래요,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습니다.
정말,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잘할 수 있을까, 조용히 물어 봅니다
대답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詩하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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