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하늘 시편지

[이원규] 족필

行雲300 2008. 7. 14. 22:00
    족필(足筆) / 이원규 노숙자 아니고선 함부로 저 풀꽃을 넘볼 수 없으리 바람 불면 투명한 바람의 이불을 덮고 꽃이 피면 파르르 꽃잎 위에 무정처의 숙박계를 쓰는 세상 도처의 저 꽃들은 슬픈 나의 여인숙 걸어서 만 리 길을 가본 자만이 겨우 알 수 있으리 발바닥이 곧 날개이자 한 자루 필생의 붓이었다는 것을
        
    **************************************************************
         시인은, 
         풀꽃조차 
         모두 버려야 바라 볼 수 있다는데
    
         나는, 
         나를 버리지 못하고 
         너를 사랑한다 하였다
    
         걸어도 걸어도 
         온전히 
         닿을 수 없는 머나 먼 길이
         사람의 마음인 것을  
          詩하늘 드림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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