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감상

[스크랩] [최영미] 선운사에서

行雲300 2007. 10. 30. 22:40
선운사에서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 오랜 전에 받은 한 편지에 수록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달사냥 원글보기
메모 :

'명시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백석] 흰 밤  (0) 2007.10.30
[스크랩] [최두석] 성에꽃  (0) 2007.10.30
[김현승] 가을의 향기  (0) 2006.10.25
[김춘수] 가을 저녁의 시  (0) 2006.10.25
[채향옥] 어머니  (0) 2006.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