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감상

[채향옥] 어머니

行雲300 2006. 5. 6. 21:46
어머니/ 채 향 옥


더듬더듬 기는 줄기 끝 밝은 눈 있어
달빛으로 잉태하여 부푼 싹 돋고
겹잎 조각잎 불어나 오톨도톨 살갑다
무던한 자줏빛 꽃 피었다 서둘러 지고
바지런한 잎과 줄기 날로 무성하더니
따가운 땡볕에 누렇게 맥없이 바랬다
속절없이 야윈 헐렁한 줄기 성급히 뽑으니
말간 햇감자 속 짓무른 씨감자
착실히 썩은 어머니가 따라 올라온다

'명시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현승] 가을의 향기  (0) 2006.10.25
[김춘수] 가을 저녁의 시  (0) 2006.10.25
[신동엽] 산에 언덕에  (0) 2006.04.20
[한용운] 복종  (0) 2006.04.18
[박형진] 사랑  (0) 2006.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