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하늘 시편지

[김명수] 어제의 바람은 그치고

行雲300 2006. 2. 27. 00:15

  어제의 바람은 그치고 / 김명수
 
어제의 바람은 그치고
오늘의 바람이 불고 있다
어제의 바람은 꽃잎을 지게 하고
오늘의 바람은 나뭇잎을 흔든다
비바람 속의 흔들리는 나무여
비바람 속에 흔들리는 초목이여
우리의 오늘도
우리의 역사도 무엇이 다르랴
풍우 속에 나무는 상처를 지니고
설한 속에 나무는 무늬를 지니나니
우리의 삶도, 우리의 역사도
비바람 없이 어찌 내일을 맞으리
상처를 안은 나무여
바람 속에 나이테를 지니는 나무여
어제의 바람은 그치고
오늘의 바람이 불고 있다
어제의 바람은 꽃잎을 지게 하고
오늘의 바람은 나뭇잎을 흔든다

'시하늘 시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철문] 기쁨  (0) 2006.02.27
[김정란] 사랑으로 나는  (0) 2006.02.27
[이규리] 소리의 角  (0) 2006.02.27
[전동균] 나무가 쓰러진 곳  (0) 2006.02.27
[김선태] 흥국사 홍교  (0) 2006.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