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하늘 풍경시

[스크랩] [강승남] 가을 편지

行雲300 2009. 10. 13. 23:56

 

 

              

 

            

             

 

 

가을 편지
-강승남


시드는 것들이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
시들어서 영원을 사는 계절입니다

바람 부는 거리를
혼자서 걷는 사람들의 어깨 위로
노오랗게 떨어지는 은행잎이 눈물겹습니다

그대여, 이 가을엔 우리 사랑도
은행잎처럼 곱게 곱게 시들어가기를

부디 우리들 사랑 시들어서 안녕하기를



* 시 : 강승남 시집 『저녁별처럼』(현대시문학, 2009)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전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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