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마중 / 손남주 산이 내려 온다 여름내 위로만 치솟던 산이 이제 그 푸른 빛을 삭이며 군데군데 자리를 비워 내고 새 화폭 앞세워 환하게 내려 오고 있다 석양의 뒤껼에 마주 서면 억새꽃 하얗게 꺾어 단풍 한 아름 안고 오랜 벗이 하산하듯 마을로 내려 오는 산이 보인다 누군가를 마중하고 싶은 이 산록山麓에서 나는 한 잔의 우정을 끓여 내고 긴 여름 햇볕에 잘 익은 눈빛을 마주하며 다갈색 향기 가득 저무는 가을을 데우면 불빛 창이 걸리는 가슴마다 山은 또 아늑한 커튼처럼 내려와 앉는다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전향 원글보기
메모 :
'시하늘 풍경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강승남] 순천만 갈대밭에서 (0) | 2009.10.16 |
---|---|
[스크랩] [강승남] 가을 편지 (0) | 2009.10.13 |
[스크랩] [구 상] 오늘 (0) | 2008.01.23 |
[스크랩] [문태준] 수련 (0) | 2008.01.23 |
[스크랩] [오세영] 눈 (0) | 2008.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