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하늘 풍경시

[스크랩] [손남주] 山마중

行雲300 2008. 1. 23. 01:19



山마중 / 손남주 산이 내려 온다 여름내 위로만 치솟던 산이 이제 그 푸른 빛을 삭이며 군데군데 자리를 비워 내고 새 화폭 앞세워 환하게 내려 오고 있다 석양의 뒤껼에 마주 서면 억새꽃 하얗게 꺾어 단풍 한 아름 안고 오랜 벗이 하산하듯 마을로 내려 오는 산이 보인다 누군가를 마중하고 싶은 이 산록山麓에서 나는 한 잔의 우정을 끓여 내고 긴 여름 햇볕에 잘 익은 눈빛을 마주하며 다갈색 향기 가득 저무는 가을을 데우면 불빛 창이 걸리는 가슴마다 山은 또 아늑한 커튼처럼 내려와 앉는다 * 시 : 손남주 시집 <날개, 파란금을 긋다> 현대시 * 음악 : Yuichi Watanabe-Morning Dew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전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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