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에 바치네 / 김경미 내가 어리석을 때 어리석은 세상 불러들인다는 것 이제 알겠습니다 누추하지 않으려 자꾸 꽃 본다 꽃 본다 우겼었습니다 그대라는 쇠동전의 요철 닳아 없어진 지 오래건만 라일락 지나가는 소리들 반원의 무덤이던 아침부터 대웅전 앞마당 지나는 승려들 가사먹빛 다 잦아들던 저녁, 한여름의 생선 리어카와 봄의 깨진 형광등과 부러진 검정 우산 젖어 종일 접히지 않던 검은 눈동자까지 다 내가 불러들인 세상임을 그 세상의 가장 큰 안간힘, 물 흔들지 않고 아침 낯과 저녁 발 씻는 일임을 이제야 알겠습니다 **********************************************************************
삶이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는 것
돈이, 사랑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
벌써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렇지만
왜 자꾸 흔들리고 누추해지는 걸까요?
내 삶의 고요는 어디에 숨어 있는 걸까요?
詩하늘 드림 詩하늘
'시하늘 시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희성] 한 그리뭄이 다른 그리움에게 (0) | 2009.07.26 |
---|---|
[이선영] 세수 (0) | 2009.07.26 |
[김수영] 절망 (0) | 2009.07.26 |
[이성복] 두 개의 꽃나무 (0) | 2009.07.26 |
[송수권] 쪽빛 (0) | 2009.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