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하늘 시편지

[전윤호] 수면사

行雲300 2006. 7. 15. 07:43
    수면사(睡眠寺) / 전윤호 초파일 아침 절에 가자던 아내가 자고 있다 다른 식구들도 일 년에 한번은 가야한다고 다그치던 아내가 자고 있다 엄마 깨워야지? 아이가 묻는다 아니 그냥 자게 하자 매일 출근하는 아내에게 오늘 하루 늦잠은 얼마나 아름다운 절이랴 나는 베게와 이불을 다독거려 아내의 잠을 고인다 고른 숨결로 깊은 잠에 빠진 적멸보궁 초파일 아침 나는 안방에 법당을 세우고 연등같은 아이들과 꿈꾸는 설법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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