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집을 짓지 않는다

동태

行雲300 2006. 2. 25. 23:18
동태


죽어서도 그는 눈을 감지 못하였다.
혹독한 겨울 바람 채찍에 얼어터지며
굽이굽이 멀고 험한 고갯길 넘어
이곳까지 찾아와 쓰러지고 만 것이다.

마지막까지도 그는 말하고 있었다.
저 먼 동쪽 끝 아득히 넓은 바다,
그 푸른 사랑과 넘실대는 자유를 ……
사람들은 아무도 듣고 있지 않았다.

백열등 불빛 환한 수산물 판매 차량,
끈에 매달려서 그는 바다를 말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고기를 흥정할 뿐이다.
감지 못한 그의 눈이 겨울밤처럼 슬프다.


2002.4.9 行雲 (2003.7.9 재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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