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감상

[스크랩] [구재기] 사랑은 매일 걷는 길가에 있다

行雲300 2010. 1. 24. 23:14

사랑은 매일 걷는 길가에 있다

 

 


구재기

 


그냥 걷는 길가에서
하늘을 본다
움푹 파인 곳마다
물은 깊은 호수로 고이고
그 속에 하늘이 내려와 있음을 본다

 

매일매일 하늘을 굽어보면서
길을 걸어가면서

 

아무리 굽어보아도
높은 하늘인 것을
그 깊이를 알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대여, 사랑은 그렇게
매일 걷는 나의 길가에 있다
소나기가 지나간 자리를 보듬어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먼저 와 있다

 

 

 

-시집『가끔은 흔들리며 살고 싶다』(천년의시작, 2009)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전향 원글보기
메모 :

'명시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찬호] 민들레역  (0) 2009.09.24
[송찬호] 산토끼 똥  (0) 2009.09.24
[스크랩] [송찬호] 만년필  (0) 2008.02.19
[스크랩] [김춘수] 부재(不在)  (0) 2008.02.15
[김사인] 달팽이  (0) 2008.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