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매일 걷는 길가에 있다
구재기
그냥 걷는 길가에서
하늘을 본다
움푹 파인 곳마다
물은 깊은 호수로 고이고
그 속에 하늘이 내려와 있음을 본다
매일매일 하늘을 굽어보면서
길을 걸어가면서
아무리 굽어보아도
높은 하늘인 것을
그 깊이를 알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대여, 사랑은 그렇게
매일 걷는 나의 길가에 있다
소나기가 지나간 자리를 보듬어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먼저 와 있다
-시집『가끔은 흔들리며 살고 싶다』(천년의시작, 2009)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전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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