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하늘 시편지

[김상현] 오월

行雲300 2009. 7. 26. 02:12

 

                        

오월

-김상현



나와 봐

어서 나와 봐

찔레꽃에 볼 부벼대는 햇살 좀 봐

햇볕 속에는


맑은 목청으로 노래하려고

멧새들도 부리를 씻어


들어 봐

청보리밭에서 노는 어린 바람 소리

한 번 들어 봐

우리를 부르는 것만 같애

자꾸만 부르는 것만 같애



*[좋은생각](2008,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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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서정시는

우리들 어룽진 마음을 씻어주고

녹슨 가슴을

맑고 밝게 닦아주기 마련이지요


봄에는 그래서 찔레꽃도,

햇살도 그리고 멧새들도

아니 청보리며 바람까지

모두모두 서정시인이 되지요


사람들은 사람들끼리

연록색 香으로 온세상에 풀어내면서

마음밭을 다시 경작하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5월은 분명

우리 곁에 와 있고

살맛나게 합니다

 

詩하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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