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하늘 시편지

[한영옥] 사랑의 사막에서

行雲300 2007. 11. 2. 15:50
    사랑의 사막에서 / 한영옥 그러나 친구여 우리가 가슴을 대어 보는 틈으로 눅눅하게 끼여든 어둠의 두께를 힘있게 밀어내지 못하고 나는 캄캄한 사막으로 유유히 발길을 옮겼구나 그러나 친구여 계속 유유히 걷지는 못하고 허리를 접고 떨어진 꽃잎을 찾으며 엉금엉금 사막 한가운데를 몰린 나를 구해 다오 친구여 오늘 밤도 별 하나 뜨지 않는 이곳에서 엉금엉금 기어가는 관성을 나의 의지라고 생각하지 말아 다오 이곳에선 사랑이란 말을 쓸 수 없다는 것 눈치채 다오 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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