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도종환
혼자 걷는 길 위에 비가 내린다
구름이 끼인 만큼 비는 내리리라
당신을 향해 젖으며 가는 나의 길을 생각한다
나도 당신을 사랑한 만큼
시를 쓰게 되리라
당신으로 인해 사랑을 얻었고
당신으로 인해 삶을 잃었으나
영원한 사랑만이
우리들의 영원한 삶을
되찾게 할 것이다
혼자 가는 길 위에 비가
내리나
나는 외롭지 않고
다만 젖어 있을 뿐이다
이렇게 먼 거리에 서 있어도
나는 당신을 가리는 우산이고 싶다
언제나 하나의 우산 속에 있고 싶다.
'명시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재영] 먼 삼십 년 보랏빛 (0) | 2006.03.12 |
---|---|
[백무산] 듯 (0) | 2006.03.12 |
[이성복] 남해 금산 (0) | 2006.03.12 |
[서정주]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0) | 2006.03.12 |
[손남주] 청도에서 (0) | 2006.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