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하늘 시편지
[이규리] 알고 보면
行雲300
2006. 2. 27. 00:04
알고 보면 / 이규리 사랑하는 사람이 침묵할 때 그 때의 침묵은 소음이다 그 침묵이 무관심이라 느껴지면 더 괴로운 소음이 된다 집을 통째 흔드는 굴삭기가 내 몸에도 있다 침묵이자 소음인 당신, 소음 속에 오래 있으면 소음도 침묵이란 걸 알게 된다 소음은 투덜되며 지나가고 침묵은 불안하게 스며든다 사랑에게 침묵하지 마라 귀찮은 사랑에게는 더욱 침묵하지 마라 알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건너편에서 보면 모든 나무들이 풍경인 걸 나무의 이름 때문에 다투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