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雲300 2006. 2. 25. 23:23
고래


크고 오래된 슬픔이다
끝없는 욕망이다 아니다
절망이다 깊고도 어두운
두려움이다 진화되지 않는
야만이다 숨죽이고 있는
위험한 본능이다 깊이 가라앉은
무의식이다 아득한 기억 속
원시의 꿈이다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이다 속으로만 삼키다
터져 버린 꽃 같은 울음이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다

떠나서는 살 수 없지만
갇혀서도 살 수 없는
어둡고 깊은 고래의 바다



2002. 8. 7 行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