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雲300 2006. 2. 25. 22:44
귀걸이


귀걸이 하나 달고 싶네
소슬한 바람에도
가볍게 흔들려서
맑은 소리 귀에 쟁쟁한

곱게 화장도 하고 싶네
세월의 이끼
머리에 하얗게 내리고
얼굴에 주름 감추지 못해도

붉은 노을 잔잔히 번지는
저무는 가을날
고요한 저 석탑처럼
천 년이라도 기다리겠네

아름다운 사람
가슴에 고이 간직하고
빛 바랜 극락전처럼
고즈넉이 늙어가고 싶네



2002.5.21 行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