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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레몬서를 읽는 아침

行雲300 2019. 2. 18. 01:47

빌레몬서를 읽는 아침/ 강승남


빌레몬서는 겨우 한 장밖에 없는
성경에서 가장 짧은 서신서
바울이 빌레몬에게
도망 친 노예 오네시모를 용납해 달라고 부탁한 편지

그 짧은 용건과 문안 외에 별다른 내용은 없고
빌레몬이 어떤 인물인지도 그다지 알려진 바가 없지만
이 아침 빌레몬서를 읽다 깊은 감동을 받는 것은

형제여 성도들의 마음이 너로 말미암아 평안을 얻었으니
라는 바울의 한 줄 인물 평
내가 너의 사랑으로 많은 기쁨과 위로를 받았노라
라는 바울의 진심 어린 감사의 고백

무명에 가까운 빌레몬의 신앙과 인품이
아침 햇살처럼 내 마음 환하게 밝혀 오는데

내 살아온 지난 날도 별로 내세울 것 없고
차라리 부끄러운 일 많았지만
이제라도 내 남은 삶은 빌레몬처럼 살아서
나 죽은 후 사람들로부터
나로 말미암아 평안을 얻었노라 하는 말 들을 수 있다면
사람들을 사랑하고 많은 기쁨과 위로를 준 삶이었다고
내 비석에 새겨질 수만 있다면

나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부끄럽지 않으리
크게 내세울 것은 없어도
영화 국제시장의 황정민처럼
아버지 앞에 이렇게 말씀 드릴 수 있으리

아버지
이만하면 내 잘 살았지예?


2019. 2. 11. 行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