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하늘 시편지
[엄국현] 여름 새벽
行雲300
2009. 7. 26. 02:20
여름 새벽
-엄국현
풀잎 헤치면
여름 새벽이 숨어 있다
쉽게 들키지만
누가 영혼을 다치고 싶겠는가
맨살 젖어
이슬 남기고 사라지는 밤
알았다.
숨은 자는 왜 아름다운가
*시집 『집』(시로출판사, 1983)
------------------------------------------------------
깨끗하다는 것
순수하다는 것
사람 세상에서는 감히 찾아볼 수도 없다
이따금
새벽길에서 만나는
자연의 찬란함이 이런 것인데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갖춰야 할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고마워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남은 세월
두고 두고 생각해야 할 일
詩하늘 드림